[칼럼] 노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페이지 정보
작성자 윤수연 기자 댓글 0건 조회 17,272회본문
조선조말 고종황제의 밀사까지 역임하고 개화기 조선에서 많은 활동 끝에 서울 향화진에 묻힌 미국인 “헐버트”는 이세상에서 노인복지가 가장 완벽한 나라는 조선이다“라고 했다.
이즈음 주한 미국공사였던 센스 는 미국으로 돌아가 쓴 회고록에서 “나의 노년은 조선땅에서 태어나고 싶다”는 기록도 남겼다. 이처럼 120년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노인살기가 가장좋은 나라였음을 알 수 있다.
몇 살부터 노인이란 규정도 없던시대 평균수명이 짧았기에 50대에 들면 어르신으로 공경받았고 가정에서는 자손들이 효심어린봉양과 보살핌으로 걱정없는 노후를 보낼수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65세이상으로 규정된 노인이 전국적으로 1,000만명에 육박,인구5명중 1명이 노인이다.
이렇듯 많은 노인이 급속한 산업화, 핵가족화와 경노효친 유교전통 붕괴로 자손들의 봉양은커녕 노인학대가 나날이 늘어가고 천덕꾸러기 신세로 몰리고 있다.
사회사상이 격변했으니 노인들도 이를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변할줄 상상도 못한채 노후준비를 소홀한 것을 자책하고 있는게 오늘날 노인의 처지다.
예부터 세상인심이 조석변이라 했으니 누구를 탓하고 원망할 수 없어 이제는 노인마다 각자도생을 하지 않을수 없게 되었다.
오늘날 노인들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고 이 나라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분들이다. 전통사상을 지키면서 윗세대를 받들고 봉양해 왔지만, 아래 세대로 부터는 대우받지 못하는 전환기의 끼인세대다, 이제는 인생의 무상함을 절감하기보다 부귀와 변천에 흔들리지 않고 어떤 부당함에도 굴복하지않는 자유를 누리며 노후를 보다 즐겁게 살 날들을 찾아내고 실천해야 한다. 먼저 노인이 되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자유를 얻은만치 노인다운 품위를 지켜야 한다.
노인이 된다는 것은 선택받은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영광이다. 모든사람이 될 수 없다, 무한경쟁의 험난한 파고를 헤치고 그 많은 질병과 사고를 이겨낸 사람만이 노인이 될수있기 때문이다, 출근, 퇴근에 쫒기지도 않고 가족 부양이란 짐도 벗어버린 마음 내키는데로 살아갈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인생에서 마지막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반면 노인에게는 무서운 적이 기다리고 있다.
허구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외로움과 허탈감이다.
60세에 은퇴하고 90세까지 산다고 할 때 잠자고 밥먹는 시간을 빼면 11만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 이다.
할 일없는 무위에서 오는 무기력은 질병과 치매를 유발,수명을 단축시키는 주범이다. 필자는 주책없이 노인생활을 20년 넘게 해오면서 경험직에서 얻은 노인생활 규범과 노하우 몇가지를 참고 삼아 기록해 본다.
첫째, 노인 자신의 건강을 지켜야한다, 건강을 잃으면 만사가 무너진다, 잔병치례도 병.의원 출입은 어쩔수없지만 허리펴고 두다리로 열심히 걸어 다녀야 한다. 가고 싶은데 가고 보고싶은사람 만나러 갈수있을때가 건강할때다.
둘째, 부부구존(俱存)이다. 짝잃은 신세가 되면 삶의 균형을 잃고 더욱 외로워진다. 가뜩이나 노인은 소외되는데 적당히 잔소리를 주고받고 공원산책이나 맛집찾는 나들이를 함께하면 삶의 활력소를 잃지않는다.
셋째, 노후에 쓸 재산은 꼭 지켜내야한다, 노년무전(老年無錢)보다 더 슬픈게 없을정도로 고독과 외로움이 배가된다.
노인일수록 지갑을 자주열어야 주변으로부터 소외를 덜 받고 자손들도 자주 만날 수 있다.
넷째, 같이 놀아줄 사람이 있어야한다. 1주일 두 번정도 이 친구 저 친구 불러내서 외출도 하고 담소를 하면 뇌활동 도움은 물론 치매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집에 머물때도 두세명 친구들과 시국담이나 농담을 주고 받으면 더없이 좋다.
다섯째, 소일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소득과 관계없이 노인돌봄, 텃밭가꾸기, 산책, 시간보내기와 사람과 어울리는 기호, 취미생활을 하면 세월이 지루하지않을뿐 아니라 수명 연장에 큰 도움이 된다.
인생의 행복은 과거형도 미래형도 아닌 오직 현재형일 뿐이다.
상주일보 편집국장/장수영
ⓒ 상주일보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